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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 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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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06년 9월 2일 상암동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대한민국과 이란의 아시안컵 예선전이 있었다. 대한민국은 시리아, 대만과의 원정 경기에서 연승을 하면서 2승을 거두고 있었고 이란은 홈에서 대만에 4:0 승리, 시리아에게 1:1로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1승 1무로 승점 4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다소 여유있는 상황이었고 이란은 시리아에게 쫓기는 입장이었다. 만약 이 경기에서 이란이 패할 경우 시리아와 승점 4점으로 동율이 되는 상황이었다.

양팀은 베스트멤버를 모두 출전시키며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이었고 아시아 최강팀으로서의 명예 또한 걸려있는 일전으로서 피차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특히 대한민국 프리미어리거 vs 이란 분데스리거의 대결도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2. 포메이션

┏━━━━━━━━━━━━━━━━━┳━━━━━━━━━━━━━━━━━┓
┃  이영표      박지성   ┃        마다비키아    ┃
┃                 ┃           노스라티  ┃
┣━┓               ┃    테이무리안      ┏━┫
┃김┃   이 호         ┃ 카리미           ┃미┃
┃ ┃김동진            ┃               ┃르┃
┃영┃      김두현   조재진┃     네쿠남    페크리┃자┃
┃ ┃김상식  (이을용)     ┃               ┃푸┃
┃광┃   김남일         ┃하세미안           ┃르┃
┣━┛               ┃     마단치   레자에이┗━┫
┃ (조원희)           ┃                 ┃
┃  송종국      설기현   ┃        니크바트     ┃
┗━━━━━━━━━━━━━━━━━┻━━━━━━━━━━━━━━━━━┛

대한민국은 2006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4-3-3을 들고 나왔고 이란은 원정에서 강팀을 상대하는 부담 때문인지 다소 수비적인 3-5-2 진형을 들고 나왔다.

대한민국의 4-3-3 진형은 웬만한 축구팬이라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형태였으며 선수 배치도 쉽게 예상 가능한 배치였다. 다소 특이한 점은 최근 소속팀 레딩에서 오른쪽 윙으로 출전하고 있는 설기현 선수가 오른쪽을 담당하고 박지성 선수가 왼쪽을 담당하여 기존의 국가대표 진형과 양쪽 선수가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또한, 앵커맨적인 성격을 가진 이을용 선수가 벤치에 앉고 투사형의 이호 선수가 선발 출전하였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이란의 빠르고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을 제압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였다.

이란의 3-5-2는 수비시에는 사실상 5-3-1-1에 가까운 형태로서 하세미안 선수가 최전방에 포진하고 마다비키아와 니크바트가 풀백에 가깝게 내려와 수비를 했다. 카리미는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셰도우스트라이커의 위치였고 나머지 세 선수가 미드필드에 포진했다.

3. 경기 내용

대한민국은 경기시작부터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고 이란은 수비에 전념하면서 역습을 하는 전술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대체로 대한민국이 경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5백 형태로 포진한 이란 수비진이 촘촘하게 수비 진형을 통해 조재진 선수를 제압하는데 성공했고, 대한민국의 키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는 박지성 선수를 집중 마크하여 어느 정도 무력화 하는 데에 성공함으로써 대한민국도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전 중반부터 대한민국은 최근 물오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설기현 선수가 개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선보이기 시작했고 박지성 선수에게 상대 수비가 집중된 틈을 이용해 김두현 선수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슛팅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작정하고 수비에 전념하는 이란의 전술 탓인지 위협적인 공격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반 44분, 이란 진영 좌측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김두현이 올려준 프리킥을 설기현 선수가 헤딩골로 연결함으로써 1:0으로 대한민국이 리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전은 이란이 총력전을 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강공을 선택한 핌베어백 감독의 대한민국이 시종 경기를 지배하는 모양새를 보여줬다. 특히, 후반 25분에는 이호 선수가 멋진 오버헤드킥을 시도하였으나 아슬아슬하게 골문을 빗나가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 막판으로 가면서 조금씩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 대한민국은 인저리 타임 3분 중에서 2분째에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함으로써 1:1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실점 상황은 이란 후방에서 올라온 롱패스를 김상식 선수가 걷어내는 과정에서 김영광 선수와 사인이 조금 맞지 않았고, 김상식 선수를 몸싸움으로 밀어낸 하세미안 선수가 김영광 골키퍼 키를 넘기는 로빙슛이 골로 연결된 것이었다.


4. 괜찮았던 기본 전술, 이해할 수 없는 교체 전술

기본적으로 다소 수비적이었던 아드보카트 시절과는 달리 핌 베어백 감독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공격을 하는 전술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경기를 리드하던 후반전에 들어서도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나갔고 추가 득점의 기회도 몇 차례 있었다. 한국 선수들이 워낙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핌 베어백 감독으로서는 다소 불안해지는 수비보다는 차라리 위협적인 공격을 계속하는 선택이 낫다고 보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김남일 선수가 중원을 든든히 지켜주는 가운데 원톱 조재진을 필두로 박지성-김두현-설기현이 공격으로 몰아붙이고 이영표, 송종국 두 풀백이 강력한 오버래핑을 보여줌으로써 이란으로서는 제대로 공격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소 의아했던 것이 교체 선수의 기용이었다. 송종국 <-> 조원희 선수의 교체는 송종국 선수의 근육 경련으로 인한 것이니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경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이던 김두현 선수를 이을용 선수로 교체한 것은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을용 선수가 교체 투입된 후 중앙에서 플레이가 다소 다운된 면이 없지 않았고 결국 후반 막판 이란의 공세에도 영향을 준 부분이 있다고 보인다.

아직 테스트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이기고 있는 좋은 흐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교체하는 것이 과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과욕을 부리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조재진 선수와 지친 모습을 보이며 경기 내내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몇 번 보여주지 못한 박지성 선수를 정조국/이천수 선수와 교체했더라면 경기 막판까지 위협적인 공격력을 유지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호 선수 역시 투지있게 이란 선수들을 막아내기는 했지만 차라리 이을용 선수를 이호 선수와 교체했다면 이을용 선수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활발한 김두현 선수와 함께 어울려 더 좋은 결과를 얻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아직 감독 부임 초반인만큼 여러 가지 생각이 있을 수 있겠지만 좀 더 대한민국 팀에 맞는 교체를 하는 것에 대해 고려해 보았으면 좋을 듯 하다.


5. 중원과 측면을 지배했으나 골이 나지 않은 이유

중원과 측면을 지배하면서도 골이 나지 않는 것은 사실 한국팀이 자주 노출하는 단점이다. 이 경기에서 그런 점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는데 이는 사실 이란 감독이 이런 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된다. 그나마 이동국 선수가 원톱일 때에는 이런 단점이 많이 줄어들었었는데, 이 경기에서 원톱을 맡은 선수는 무브먼트가 좋으나 골 결정력이 떨어지는 조재진 선수였고, 결국 그런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경기 중에 조재진 선수는 5백으로 포진한 이란의 수비진과 3명의 이란 미드필더들에게 둘러쌓여 위협적인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강력한 중거리슛 한 방을 제외하고는 패스도 한 박자 늦고 드리블 돌파도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다. 특히 빈 공간을 선점한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하지 않고 본인이 드리블 하려 하다가 실패하거나 혹은 가까이 있는 좋지 않은 위치의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하는 모습도 자주 노출했다. 조재진 선수의 컨디션이 나빴던 것이 아니라면 그의 플레이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한민국은 박지성 선수가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자주 보여줬고 박지성 선수가 비운 자리를 이영표 선수가 오버래핑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는데 이 과정에서 이란의 마다비키아 선수가 이란의 우측 측면 공간을 선점하여 대한민국의 좌측 측면 공략을 중앙으로 몰아갔고, 중앙에는 이란의 수비 선수가 집중되어 더 이상 돌파가 안되는 모습이 반복됐다.

그나마 오른쪽 공격은 송종국과 설기현의 패스가 잘 안맞아 떨어지기는 했지만 설기현의 개인 돌파가 수 차례 이루어지기는 했는데 이 경우에도 중앙의 위치와 역할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아 크게 위협적인 장면이 별로 없었다.

즉, 이란은 5백과 3명의 미드필더가 집요하게 수비에 집중함으로써 볼이 중앙으로 공급되지 않도록 했고, 또 공급이 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 돌파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 결과 대한민국이 중원과 측면에서 이란을 압도했음에도 결정적 찬스를 많이 만들지 못한 원인이 되었다.


6. 이 경기를 통해 얻은 점

일단, 대한민국으로서는 다소 입맛이 쓴 결과이긴 해도 크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이란과의 원정 경기와 대만, 시리아와의 홈경기다. 만약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패한다고 하더라도 대만,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2승을 거두면 승점 11점이 된다. 시리아가 남은 경기에서 대만과 이란에게 이긴다고 하더라도 승점 10점이다. 조 2위까지 진출하는 조별 예선이므로 홈에서 시리아에게 패하는 이변만 일어나지 않으면 된다.

그러니 이제 실수한 김상식 선수탓은 그만 하고 이 경기를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분석을 해서 다시는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먼저 이 경기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원톱의 문제이다. 조재진 선수는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슛팅, 드리블, 상대를 등지는 플레이, 위치 선정 등에서 모두 "그저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적어도 대한민국의 원톱에 합당한 플레이는 아니었다. 혹자는 J리그의 지나치게 느슨한 플레이에 적응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하시는데 필자가 보기에 그럴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동안 조재진 선수가 노출한 성격은 다소 자의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 경기에서의 플레이를 보아도 "나도 한 건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심한 듯 했다. 이에 따라 시야가 좁아져 동료에게 패스를 잘 하지도 못했고, 실은 패스보다는 스스로 돌파해서 골을 넣고 싶어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란의 수비진이 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니다. 적어도 K리그 팀에게 6:0으로 농락당하는 J리그의 수비진과는 수준이 다르다. 이런 문제는 이동국 선수는 적어도 4년 전에 이미 앓았던 몸살이다. 조재진 선수가 이동국 선수를 넘어서고 싶다면 먼저 깨달음을 얻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박지성 선수의 플레이도 지적하고 싶다. 그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키플레이어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그는 위협적인 장면을 거의 만들지 못했다. 물론 상대 선수 3~4명이 박지성 선수가 공만 잡으면 집중마크를 하는 탓에 거의 움직일 공간이 없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렇게 박지성 선수에게 집중마크가 되는 순간 다른 선수들은 무엇을 했나?

한 선수에게 집중마크가 이루어지면 필연적으로 반대편에 공간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대한민국 선수들은 이를 이용하려고 하는 어떤 움직임도 보여주지 않았다. 박지성 선수가 호나우도나 앙리 정도의 선수라면 몰라도 사실 그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좋은 수비수들이 집중마크를 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플레이를 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차라리 이런 상황을 이용해 반대편을 공략하는 의도된 플레이가 필요하다. 따라서 앞으로 이런 부분에 대한 검토와 공략을 해봄이 어떨까 생각된다.

미드필드에서의 창의적인 플레이도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경기에서는 롱패스 위주의 이른바 뻥축구가 잘 나오지 않았고 미드필드에서 짧은 패스를 이용한 공격 전개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란이 수비적으로 5백을 세운 것도 이런 롱패스가 나올 기회 자체를 없앤 것이기도 했고, 패스 플레이도 중앙이 아니라 측면 위주로만 위루어진 것도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다시 말해 안정환 선수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드를 담당했던 경기나 박지성 선수가 이 위치에 선 경기에서 볼 수 있었던 중앙에서의 빠르고 공격적인 전진 패스나 상대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는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 역시 좀 더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수비 불안 문제는 실점 장면을 제외하고는 사실 크게 흠잡을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공중볼 처리에서 썩 좋지 않은 모습을 몇 차례 노출한 것과 함께 송종국 선수가 여전히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차라리 세대 교체를 목표로 조병국, 조성환, 이정수, 곽희주와 같은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상식 선수는 수비형 미드필더나 수비수를 모두 볼 수 있고 노련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간혹 대형사고를 친다는 점에서 김진규와 짝을 이룰 경우 팬들의 가슴을 오그라들게 하는 재주가 있다. 좀 더 다양한 수비 조합을 테스트해 보기 바란다.


7. 정리하면

기본적으로 원톱의 문제 등 위에 열거된 몇 몇 문제점을 제외하면 별로 트집잡을 만한 경기는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비록 홈에서 1:1로 비기기는 했지만 상대가 이란이었고 훈련도 거의 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그럭저럭 납득은 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핌 감독은 무엇보다도 원톱의 문제와 공격 전개 전술의 문제, 그리고 미드필더나 수비수 조합, 그리고 우측 윙백의 문제 등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내년 아시안 컵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특정 선수가 크게 실수를 하기는 했지만, 이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비난만 하는 것도 좋은 태도는 아니다. 어짜피 그 선수가 불안하면 감독이 다른 선수를 기용할 것이고, 다른 기용할만한 선수가 없다면 그것은 그대로 한국 축구의 한계가 그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전체적인 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일이지 특정 선수를 비난한다고 나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이런 경기들을 겪으면서도 좀 더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배리 이진행
( http://www.naver.com/barryl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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